[백록담]'계묘년 6월'
입력 : 2011. 05. 31(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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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녹음방초(綠陰芳草)의 계절 6월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맘쯤 비온 뒤의 한라산 녹음은 한결 생동감을 더해준다. 굳이 한라산을 힘들게 오르지 않더라도 '5·16도로'를 달려보면 온 시야를 흠뻑 적셔주는 짙은 녹음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내달이 되면 하루가 다르게 뜨거운 태양아래 장미와 온갖 야생화들이 타는 듯 피어나 교태를 뽐내는 모습도 흔하게 보게 될 것이다.
온 산야(山野)를 녹음으로 가득 채워 나가는 6월은 우리에겐 땀과 혼이 서린 달로도 다가온다. 누구나 잘 알고 있듯 호국보훈의 달이자 굵은 땀방울의 여름을 알리는 절기 아닌가. 절기상 누렇게 익은 보리를 베어 내고 모내기를 하는 망종(芒種)과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가 있다. 현충일과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 한국전쟁이 있는가 하면 '6·10'민주항쟁으로 탄생한 '6·29'선언도 있다. 국가 안보와 민족통일을 일깨우면서 다른 한편으론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인식시켜 주는 날들이 함께 들어있는 달이다. 매년 6월이면 '나'보다 국가와 민족을 더 생각케 하는 건 그래서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에게 소중한 민주주의를 재인식시켜 준 6월을 앞두고 민주주의 위기와 소통부재를 걱정하는 소리들이 적잖이 들려오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중앙이 아닌 우리 지역 제주 해군기지건설문제를 보면 더욱 그렇다.
해군기지 건설문제가 선택의 문제이자 생존의 문제로 치열한 찬·반 논란을 빚어온 지 오래된 상황에서 최근에는 해군기지건설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급속히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4년여에 걸친 찬·반 논란에 이어 한 주민의 50여일째 옥중 단식, 야 5당과 우근민 도지사·도의회에 이어 제주지역 대학교수들의 해군기지 공사 일시중단 요청, 종교·문화·영화계 등 사회각계의 군사기지 건설반대 회견 등으로 지역사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도의회는 급기야 해군기지 절대보전지역 변경동의 취소에 대한 재의결 추진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공사중단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마저 천명한 상태다. 물론 일부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해군기지 건설공사를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와 해군측은 현 상황에도 공사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 당장 사태해결을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작금의 현실은 마치 제동장치가 고장난 자동차가 내리막길을 질주(疾走)하는 것을 바라보는 심정과 다를게 없다.
6월 한달이 나라의 먼 장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이자,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한 정당한 선택이 되도록 정부와 해군이 먼저 나서 '지혜'를 보여주는 시간이 되길 소망해 본다. <김기현 제2사회부장>
우리에게 소중한 민주주의를 재인식시켜 준 6월을 앞두고 민주주의 위기와 소통부재를 걱정하는 소리들이 적잖이 들려오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중앙이 아닌 우리 지역 제주 해군기지건설문제를 보면 더욱 그렇다.
해군기지 건설문제가 선택의 문제이자 생존의 문제로 치열한 찬·반 논란을 빚어온 지 오래된 상황에서 최근에는 해군기지건설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급속히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4년여에 걸친 찬·반 논란에 이어 한 주민의 50여일째 옥중 단식, 야 5당과 우근민 도지사·도의회에 이어 제주지역 대학교수들의 해군기지 공사 일시중단 요청, 종교·문화·영화계 등 사회각계의 군사기지 건설반대 회견 등으로 지역사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도의회는 급기야 해군기지 절대보전지역 변경동의 취소에 대한 재의결 추진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공사중단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마저 천명한 상태다. 물론 일부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해군기지 건설공사를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와 해군측은 현 상황에도 공사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 당장 사태해결을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작금의 현실은 마치 제동장치가 고장난 자동차가 내리막길을 질주(疾走)하는 것을 바라보는 심정과 다를게 없다.
6월 한달이 나라의 먼 장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이자,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한 정당한 선택이 되도록 정부와 해군이 먼저 나서 '지혜'를 보여주는 시간이 되길 소망해 본다. <김기현 제2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