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제주학연구센터 불안한 출발
입력 : 2011. 10. 18(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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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학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지역민의 삶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지방화와 세계화가 강조 될수록 지역의 아이덴티티에 바탕을 둔 지역학으로서의 제주학 연구는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제주학을 아우를 수 있는 전문 연구기관 하나 없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탐라문화권정비계획에 제주학연구센터 설립 방향이 제시됐고 우근민 지사가 공약으로 내걸면서 구체화됐다. 그런데 제주도가 최근 제주발전연구원 부설기관으로 제주학연구센터를 출범시킨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처음부터 밑그림을 잘못 그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제주학연구센터는 내년부터 2016년까지 40억원, 그 이후부터는 매년 10억원씩 제주도가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재원조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017년부터는 기금조성을 통한 독립 연구기관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도정을 뒷받침하는 연구용역에 치중해온 제주발전연구원이 제주학연구센터를 운영할 주체로서 적합한지는 의문이다. 제주학연구센터 또한 제주학 관련 연구기능 보다는 하나의 관변 기관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패한 사례도 있다. 2001년 제주도가 제주문화예술재단 개원 당시 별도 법인화 여건이 안된다는 이유 등으로 그 산하에 발굴기관인 제주문화재연구소를 설립했다. 추후에 독립운영을 전제로 한 것이었으나 잡음이 불거지면서 문화재연구소로서 제기능과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문화재연구소는 최근 조직개편으로 아예 없어지고 말았다. 제주도내 발굴 업무는 이제 민간 발굴단이 중심이 돼 이뤄지고 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면 제대로운 위상과 역할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반증이다.
운영방향 설정도 고민해야 한다. 제주학연구센터가 제주학 관련 모든 연구를 수행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은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조사연구를 수행해온 민간 연구소들과의 관계설정과 연구지원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제주학연구센터가 표방하는 허브기능을 하기 위해서라도 풀뿌리 연구기관의 활성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감안하면 제주학 관련 민간 연구소들에 대한 연구지원과 조정기능이 우선시돼야 한다. 민간 연구소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백화점식 사업 추진보다는 민간이 할 수 없는 아카이브 구축 등과 같은 일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주변의 우려처럼 제주학연구센터가 제주학의 토대를 튼실하고 풍성하게 하는 자양분이 돼야지 블랙홀이 돼서는 안된다. 출범은 했지만 제대로 된 제주학연구센터로서 위상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근본 과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제주도가 제주학연구센터 설립으로만 끝낼 일이 아닌 이유다.
<이윤형 문화체육부장>
실패한 사례도 있다. 2001년 제주도가 제주문화예술재단 개원 당시 별도 법인화 여건이 안된다는 이유 등으로 그 산하에 발굴기관인 제주문화재연구소를 설립했다. 추후에 독립운영을 전제로 한 것이었으나 잡음이 불거지면서 문화재연구소로서 제기능과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문화재연구소는 최근 조직개편으로 아예 없어지고 말았다. 제주도내 발굴 업무는 이제 민간 발굴단이 중심이 돼 이뤄지고 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면 제대로운 위상과 역할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반증이다.
운영방향 설정도 고민해야 한다. 제주학연구센터가 제주학 관련 모든 연구를 수행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은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조사연구를 수행해온 민간 연구소들과의 관계설정과 연구지원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제주학연구센터가 표방하는 허브기능을 하기 위해서라도 풀뿌리 연구기관의 활성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감안하면 제주학 관련 민간 연구소들에 대한 연구지원과 조정기능이 우선시돼야 한다. 민간 연구소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백화점식 사업 추진보다는 민간이 할 수 없는 아카이브 구축 등과 같은 일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주변의 우려처럼 제주학연구센터가 제주학의 토대를 튼실하고 풍성하게 하는 자양분이 돼야지 블랙홀이 돼서는 안된다. 출범은 했지만 제대로 된 제주학연구센터로서 위상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근본 과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제주도가 제주학연구센터 설립으로만 끝낼 일이 아닌 이유다.
<이윤형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