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 아듀! 2011년
입력 : 2011. 12. 27(화) 00:00
한 해의 끝자락이다. 마치 손가락 사이로 쉼없이 빠져 나가는 모래알처럼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삼백 예순날 하루하루를 쉼없이 건너온 뭇 사람들은 세월의 덧없음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다. 마침 제주에 몰아친 한파는 남은 날들마저 쓸어 버리려 맹위를 떨치는 듯 하다.

올 한해 제주지역 신문을 장식한 많은 뉴스들은 각 언론사별로 '10대 뉴스'라는 이름으로 지난 시간들을 반추할 기회를 주고 있다.

무엇보다 제주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소식은 그간의 도민 참여과정을 볼 때 올 한해 도민사회를 온통 휩쓸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은 일부 '반론'이 있지만 제주의 미래와 후손들을 위한 통합과 희망의 '아이콘'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기에 충분했다. 제주 국제학교들이 잇따라 개교된데 이어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 오면서 100만명 시대를 맞았다는 뉴스 역시 명실상부한 국제자유도시로의 비상(飛翔)을 기대케 하고 있다.

반면 제주사회와 도민들에게 충격과 분노, 실망과 아쉬움을 주기에 충분한 뉴스들도 적지 않았다. 올해 유난히 산남지역의 현안을 둘러싼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어느 해보다 높았던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대 투쟁이 이어지면서 도민사회 갈등이 크게 심화되었는가 하면 탐라대 및 중문관광단지 매각 반대, 원안대로의 제주혁신도시 조성사업 추진 등을 요구하는 지역민들의 시위와 서명운동이 속출했다. 그럼에도 이들 현안에 대한 해법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라산국립공원 관리권 환원을 둘러싼 파문과 함께 제주항공대 소속 헬기와 아시아나 비행기의 제주해상 추락, 연이은 평화로 차량 수십대 추돌사고 등 각종 사건·사고들도 꼬리를 물었다.

해가 뜨면 별이 빛나지 않는다고 해서 별 자체가 없어진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새해를 맞는다고 해서 지난 한 해 많은 문제들이 해소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그런 착각 또는 망각이라는 사실이다.

2012년 새해는 임진년(壬辰年) 용띠의 해다. 내년에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다 도의원 보궐선거, 제18대 대통령선거까지 예정돼 있어 지역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한 해로 꼽힌다.

송년을 맞은 이즈음 우리 모두는 아픈 기억들을 훌훌 털어 내면서도 새해에는 제주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 조금이라도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오늘이 어제의 연속이 아닌 새날'이 되도록 하기 위해 도민 모두 지난 일들에 대한'망각'이 아닌 냉정한 사고와 판단으로 내년을 맞아야 할 중요한 시점이기에 더욱 그렇다. <김기현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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