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선거의 해 2012년을 기억하자
입력 : 2012. 01. 11(수) 00:00
새해 벽두부터 시끄럽다. 발원지는 역시 정치권이다. 그 중에서도 집권여당 한나라당은 지난해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에 이어 이번엔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으로 우리사회를 연거푸 뒤집어 놓았다. 차떼기당이라는 원죄를 벗어나기 위해 천막당사 생활까지 하며 몸부림쳤으나 그 바탕은 쉽게 변하지 않는 모양이다. 18대 총선 당시 회자됐던 '나도 속고 국민들도 속았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 우리 국민들은 그런 줄도 모르고 일말의 기대를 안고 한나라당을 거대여당으로 만들어줬다.

이명박 정부에도 한가닥 기대를 했던 것이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경제만은, 살림살이만은 나아지겠거니 하는 기대였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경험한 것은 부자감세, 프렌들리 비즈니스로 상징되는 친재벌 정책이다. 부자감세로 인한 낙수효과로 서민가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언감생심이었다. 양극화는 막장까지 갔다. 이제 국민들은 그동안 헛물만 켜왔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도 많은 국민들은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서민살림살이가 어려워지는데도 제1야당으로서 보여준 것이 뭐가 있었을까.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은 여전하다. 민주당도 국민의 눈이 무서운지 시민·진보세력과의 통합정당을 구축하고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습은 신선함도, 감동도 별로 못주는 흘러간 과거의 레코드판을 틀어놓은 것 같다. 올해 총선과 대선이라는 눈앞의 선거를 앞두고 너무 꼼수를 부리는 것은 아닌지 개운치가 않다.

양상은 다르지만 제주정가도 4·11총선을 향한 예비후보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현역 도의장도 의장직을 내던졌고, 몇몇 도의원들도 총선에 뛰어들기 위해 사퇴를 했다. 지방의원들이 국회입성을 위해 이번처럼 대거 도의원직을 사퇴한 경우는 없었다. 선거 때마다 정치풍향계 역할을 해왔던 제주도의 선거판도 요동칠 조짐이다.

이들이 얼마나 지역의 어려움과 서민들의 아픔을 대변할 수 있을까. 판갈이에 나선 여야 정치권이 과거와 단절하고 새바람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까. 그것은 결국 유권자들의 선택할 문제다.

그러나 막상 선거철만 되면 우리 국민들은 쉽게 망각해버리는 것 같다. 불법과 비리, 부도덕함을 보고서도, 서민 살림살이가 펴지질 않는데도 고착화된 질서를 바꾸는 일에는 어느새 무덤덤해져 버렸다. 그러는 사이 왜곡된 정치문화와 사회구조는 더욱 강고해졌고, 금권선거 관권선거에 이어 선거권에 대한 테러까지 감행하는 지경에 이른 것은 아닌가.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정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사회적 이슈들은 물론 소소한 일상생활과 관련돼 있다. 부자감세 정책은 단순히 세금문제로 치부하기 쉽지만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다. 무상급식이나 대학등록금 반값의 경우도 교육문제이기 이전에 정치문제다. 소외계층에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기 위한 복지문제도 정치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문제는 정치다. 정치가 바뀌어야 살림살이도 펴진다. 정치변화는 결국 선거에 의해 바뀔 수밖에 없다. 선거의 해인 2012년을 기억하자. <이윤형 사회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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