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뉴욕 센트럴파크와 그 '안목'
입력 : 2012. 05. 16(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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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에서 어떤 '계획'이 발표될 때 곧잘 오르내리는 얘기가 있다. '백년대계(百年大計)'란 말이다. 백년 앞을 헤아리며 계획을 세우라는 의미다. 그럴려면 무엇보다 '먼 훗날'을 내다보는 혜안이 요구된다. 그동안 얼마나 주먹구구로 했으면 그럴까. 역설적으로 행정기관의 각종 사업이 근시안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일깨운다.
극단적인 예인지 모른다. 미국의 뉴욕을 뉴욕답게 하는 '센트럴파크'. 마천루로 상징되는 뉴욕의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수도임을 자처하는 이 도시의 허파역할을 하는 곳이다. 센트럴파크는 저절로 생긴게 아니다. 그것도 설계한 공원이다. 후손들을 위해 340만㎡가 넘는 금싸라기 땅을 뚝 떼어내 만들었다. 자그만치 마라도 면적의 11배나 웃도는 광대한 면적이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공원 조성시기다. 1853년이다. 지금으로부터 1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로선 상상조차 안되는 시절이다. 더욱 놀라운 건 50년도 아닌 100년을 훨씬 뛰어넘는 선조들의 '안목'이다. 그래서 후손들이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생일파티까지 열었다. 2003년 개장 150주년을 맞아 성대한 잔치를 마련한 것. 오늘날 뉴요커뿐만 아니라 여행자에게도 좋은 휴식처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럼 우리가 사는 제주섬으로 눈을 돌려보자. 지금 제주도는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타이틀을 세개나 거머쥐었다. 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이 그것이다. 유네스코 트리플 크라운(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제주섬만이 보유하고 있다. 세계의 보물섬이 됐다. 다 빼어난 자연환경 덕분에 얻은 명성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인 도시환경은 어떤가. 한 마디로 부끄럽다. 과연 도시계획에 무엇을 담아냈는지 모른다. 가뜩이나 삭막한 도시를 위한 녹색공간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1980년을 전후해 시작된 도시개발은 곳곳에서 이뤄졌다. 어디 한번 둘러보라. 번듯한 공원다운 공원이 있는지. 공원을 흉내내는데 그치고 있다. 특히 서사라지구는 최악이다. 공원이 아예 없다.
요즘 '의미있는 입씨름'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시청사 부지(4만4707㎡) 활용방안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제주시는 시청사 이전 백지화 결정에 따라 최근 투자유치 공모에 나섰다. 그 결과 6곳이 사업제안서를 냈다. 5곳이 공동주택, 1곳이 호텔·콘도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모두 하나같이 시청사 부지를 이용한 돈벌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다행히 적격업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시청사 부지가 어떤 땅인가. 시민복지타운(42만9333㎡)의 핵심지역이다. 시청사 부지 마련을 위해 시민복지타운이 추진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그런 공공용지를 갖고 장사수단으로 이용돼선 안된다. 아파트나 지을 것이라면 무슨 공모가 필요한가. 시청사 부지는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제주시 도심에 터잡은 마지막 '기회의 땅'이다.
현재 일각에서 시민공원 조성 등이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무엇이 들어서든 분명히 전제돼야 할 것은 '시민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 때문에 섣부른 판단을 내려선 안된다.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니다.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최적의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 100년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센트럴파크와 같은 안목의 반만이라도 좇아갔으면 한다. <김병준 편집부국장>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공원 조성시기다. 1853년이다. 지금으로부터 1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로선 상상조차 안되는 시절이다. 더욱 놀라운 건 50년도 아닌 100년을 훨씬 뛰어넘는 선조들의 '안목'이다. 그래서 후손들이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생일파티까지 열었다. 2003년 개장 150주년을 맞아 성대한 잔치를 마련한 것. 오늘날 뉴요커뿐만 아니라 여행자에게도 좋은 휴식처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럼 우리가 사는 제주섬으로 눈을 돌려보자. 지금 제주도는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타이틀을 세개나 거머쥐었다. 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이 그것이다. 유네스코 트리플 크라운(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제주섬만이 보유하고 있다. 세계의 보물섬이 됐다. 다 빼어난 자연환경 덕분에 얻은 명성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인 도시환경은 어떤가. 한 마디로 부끄럽다. 과연 도시계획에 무엇을 담아냈는지 모른다. 가뜩이나 삭막한 도시를 위한 녹색공간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1980년을 전후해 시작된 도시개발은 곳곳에서 이뤄졌다. 어디 한번 둘러보라. 번듯한 공원다운 공원이 있는지. 공원을 흉내내는데 그치고 있다. 특히 서사라지구는 최악이다. 공원이 아예 없다.
요즘 '의미있는 입씨름'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시청사 부지(4만4707㎡) 활용방안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제주시는 시청사 이전 백지화 결정에 따라 최근 투자유치 공모에 나섰다. 그 결과 6곳이 사업제안서를 냈다. 5곳이 공동주택, 1곳이 호텔·콘도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모두 하나같이 시청사 부지를 이용한 돈벌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다행히 적격업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시청사 부지가 어떤 땅인가. 시민복지타운(42만9333㎡)의 핵심지역이다. 시청사 부지 마련을 위해 시민복지타운이 추진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그런 공공용지를 갖고 장사수단으로 이용돼선 안된다. 아파트나 지을 것이라면 무슨 공모가 필요한가. 시청사 부지는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제주시 도심에 터잡은 마지막 '기회의 땅'이다.
현재 일각에서 시민공원 조성 등이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무엇이 들어서든 분명히 전제돼야 할 것은 '시민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 때문에 섣부른 판단을 내려선 안된다.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니다.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최적의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 100년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센트럴파크와 같은 안목의 반만이라도 좇아갔으면 한다. <김병준 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