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아오모리현의 '지세화' 브랜드… 제주는?
입력 : 2012. 06. 06(수) 00:00
일본국 동북지방의 아오모리현(靑森縣)은 제주도 면적의 약 5.2배, 인구는 2.5배 규모로 관광 서비스업과 농수산업을 주력산업으로 한다. 너도밤나무 산지이면서 원시림을 자랑하는 '시라카미 산지'라는 세계자연유산지구의 이점을 살려 연간 관광객이 1400만명에 달하는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온천과 벚꽃이 유명하며, 일본 내 풍력발전 생산량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에너지정책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지역이다.

제주와 아오모리는 세계자연유산지구라는 동질성에 이끌려 자매결연한 이후 지난해말 우호협력도시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갔다. 두 지역간 교류와 협력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중남부에 머무르던 교류를 북부로 확대하는 상징성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양 지역의 교류가 확대된 데는 민간 교류는 물론 아오모리현의 미무라 신고(三村申吾) 지사의 영향이 컸다. 미무라 지사는 특유의 친화력과 리더십으로 아오모리 현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정치적으로도 탄탄한 입지를 다진 인물로 평가 받는다.

미무라 지사가 최근 다시 제주를 찾았다. 이번이 벌써 세번째다. 제7회 제주포럼에 초청받은 미무리 지사는 이번에는 아오모리 사과브랜드의 세계화 전략을 소개해 시선을 받았다. 그는 지방의 세계화를 다룬 이른바 '지세화'(Locbalization)세션에서 아오모리의 1차산업과 3차산업의 연계를 통한 세계화 전략의 성공사례를 얘기했다.

"아오모리 사과는 샤넬에 필적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만생종 후지사과 외에도 수출과 가공 등에 맞춘 50종류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계속해서 신품종을 개발중이다."

미무라 지사는 아오모리 사과의 브랜드 전략을 소비자 안심, 생산·가공 시스템, 소비자의 체험·교류, 관광 연계 등으로 요약해 설명했다.

아오모리는 우선 농약이나 비료 등을 일정 수준 밑으로 사용한 사과를 대상으로 농산물 인증제를 도입했다. 크기·형태·당도 등을 식별해내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케이크·주스·잼 등 다양한 가공제품으로 차별화했다. 41만톤 규모의 저장시설 외에도 질소저장과 저온관리 기술 등으로 한여름에도 물기가 많고 꿀이 가득찬 사과를 출시한다. 더 나아가 이를 그린투어리즘으로 확대했다.

사과로 시작된 아오모리현의 '지세화' 전략은 이제 지역맥주사업, 태양광, 풍력발전,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하나같이 제주의 관심 사업들이다.

미무라 지사는 제주 방문길에 에코힐링 체험행사가 열리고 있는 사려니숲을 찾아 또한번 의미심장한 얘기를 남겼다. "아오모리현은 1차 산업이 절대적인 만큼 땅과 물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이에따라 산과 바다, 그리고 물이 서로 순환되는 사업을 계획하고 또 추진중이다. 무엇을 하든지 환경을 배려해야 하며 모든 핵심은 생태계를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제주포럼은 회를 거듭하면서 국제종합포럼으로 도약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포럼은 이런 외형적인 성과 외에도 미무라 지사와 같은 명사의 고언을 들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다.

<강시영 정치부장>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091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ϴ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