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제주성은 애물단지가 돼선 안된다
입력 : 2012. 06. 13(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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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역사유산을 대표하는 것 중 하나를 들라면 성곽이다. 제주도의 성곽은 제주성, 대정현성, 정의현성 등 3성과 9진, 방어시설이자 통신수단이기도 했던 25봉수 38연대, 해안을 둘러가며 쌓은 환해장성과 항파두리성 등이 있다. 이렇게 본다면 제주도는 '성곽의 섬'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 가운데서도 제주성은 탐라시대부터 이어져온 제주역사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존재다.
그렇지만 오늘날 제주성은 제주시 원도심이 쇠락해가는 만큼이나 방치되고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현단을 중심으로 성곽 수십미터가 정비돼 있지만 그나마 졸속복원이어서 오히려 제주성을 왜곡하는 격이다.
옛 정취가 남아있는 성곽은 삼성로 일대 좁은 골목길을 따라 밀집해 있는 주택가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 일대 성곽은 담장 등으로 수 십 년 동안 이용되면서 지속적으로 훼손, 멸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원도심 곳곳에도 멸실되다만 성곽 흔적이 남아있어 제주성의 구조와 규모, 분포범위를 밝혀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제주성지에 대한 실태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적어도 600년 이상 이어진 제주성이지만 지금까지 종합학술조사보고서 하나 없는 것이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의 현실이다.
다른 시·도의 경우 옛 성곽은 도시개발을 저해하는 애물단지가 아니라 도심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내는 미래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시의 사례는 주목된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성곽(한양도성) 보존 복원을 통한 활용에 발벗고 나섰다. 서울성곽은 이미 1975년부터 본격적인 복원을 시작, 총 연장 18.6km 중 12.3km 구간을 완료한 상태다. 나머지 구간도 2015년까지 연결시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장공관도 내년 3월 이전까지 옮기기로 했다.
성곽 복원 방식 또한 눈길을 끈다. 서울시는 원형에 충실하면서도 도시개발 등으로 성곽 자체의 복원이 불가능한 곳은 형상화방식으로 복원키로 했다. 즉 단절된 곳은 육교형태로 연결시키는 상부형상화 방식이나 혹은 도로바닥에 성곽선을 따라 하부 형상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성곽이 훼손된 채 남아있는 사유지는 지속적으로 매입, 보존 복원을 해나간다는 방침도 세웠다.
제주성 역시 도심에 위치해 있어서 성곽 대부분이 개발과정에서 없어지거나 단절된 상태다. 서울시의 형상화 방식 복원이 주목되는 이유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남한산성과 충청북도의 산성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전국 지자체가 성곽의 문화유산적 미래가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탐라의 상징인 제주성은 1920년대 산지항 축항을 위해 일제에 의해 허물어지는 수난을 당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광복 이후 특별자치도가 된 지금까지도 사실상 무관심 아래 놓여있다는 점이다. 제주도가 논란이 있는 탐라문화광장 조성을 통해 원도심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의욕만큼이나 제주성에 대한 관심과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침체된 제주시 원도심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이윤형 사회교육부장>
옛 정취가 남아있는 성곽은 삼성로 일대 좁은 골목길을 따라 밀집해 있는 주택가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 일대 성곽은 담장 등으로 수 십 년 동안 이용되면서 지속적으로 훼손, 멸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원도심 곳곳에도 멸실되다만 성곽 흔적이 남아있어 제주성의 구조와 규모, 분포범위를 밝혀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제주성지에 대한 실태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적어도 600년 이상 이어진 제주성이지만 지금까지 종합학술조사보고서 하나 없는 것이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의 현실이다.
다른 시·도의 경우 옛 성곽은 도시개발을 저해하는 애물단지가 아니라 도심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내는 미래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시의 사례는 주목된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성곽(한양도성) 보존 복원을 통한 활용에 발벗고 나섰다. 서울성곽은 이미 1975년부터 본격적인 복원을 시작, 총 연장 18.6km 중 12.3km 구간을 완료한 상태다. 나머지 구간도 2015년까지 연결시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장공관도 내년 3월 이전까지 옮기기로 했다.
성곽 복원 방식 또한 눈길을 끈다. 서울시는 원형에 충실하면서도 도시개발 등으로 성곽 자체의 복원이 불가능한 곳은 형상화방식으로 복원키로 했다. 즉 단절된 곳은 육교형태로 연결시키는 상부형상화 방식이나 혹은 도로바닥에 성곽선을 따라 하부 형상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성곽이 훼손된 채 남아있는 사유지는 지속적으로 매입, 보존 복원을 해나간다는 방침도 세웠다.
제주성 역시 도심에 위치해 있어서 성곽 대부분이 개발과정에서 없어지거나 단절된 상태다. 서울시의 형상화 방식 복원이 주목되는 이유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남한산성과 충청북도의 산성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전국 지자체가 성곽의 문화유산적 미래가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탐라의 상징인 제주성은 1920년대 산지항 축항을 위해 일제에 의해 허물어지는 수난을 당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광복 이후 특별자치도가 된 지금까지도 사실상 무관심 아래 놓여있다는 점이다. 제주도가 논란이 있는 탐라문화광장 조성을 통해 원도심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의욕만큼이나 제주성에 대한 관심과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침체된 제주시 원도심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이윤형 사회교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