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으로 세상과 연결하는 ‘제주점자도서관’
입력 : 2025. 11. 03(월) 17:00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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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의날] 점자·소리책 등 시각장애인 대체도서 제공
“촉각 사용하는 점자책, 소리보다 집중 쉽고 섬세해”
점자책 제작에 3개월 소요… 인공지능 활용 제작 계획
“촉각 사용하는 점자책, 소리보다 집중 쉽고 섬세해”
점자책 제작에 3개월 소요… 인공지능 활용 제작 계획

제주점자도서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점자도서.
[한라일보] “점자를 익히는 게 어려워도 익숙해지면 소리책보다 좋아요. 글자를 손으로 명확하게 느낄 수 있고, 글자 하나하나를 다 만져야 해서 더 집중하게 돼요.”
제주점자도서관에서 26년째 점자책 검수 작업을 하는 시각장애인 송영기(78)씨는 점자책의 장점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점자의 날을 하루 앞두고 방문한 제주점자도서관에서는 3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손 끝으로 점자도서를 읽으며 검수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 내에 위치한 제주점자도서관은 2004년 8월 문을 열었다. 도서관은 점자자료 지원과 점자도서, 소리도서, 점자녹음정기간행물 등 다양한 시각장애인 대체도서를 제공하고 있다.
도서관의 보유 장서는 총 1만4801권으로 점자도서 6404권, 일반도서 5560권, 소리도서 1074권, 전자도서 367권, 확대도서 252권, 기타도서 1144권 등이다. 일평균 15~20명의 이용자가 방문해 연간 약 3000권의 도서가 대출되고 있다. 도서관은 점자 숙련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을 고려해 대출 기한이 따로 정해두지 않는다.
일주일에 4번 이상 도서관을 방문한다는 강춘심(77)씨는 “책 한 권을 읽는데 15일 정도가 걸리는데, 집에 가져가서 읽으면 일주일이면 다 읽는다. 소리책은 대충 듣고 마는데 점자책은 꼼꼼하게 읽을 수 있어서 완독은 느려도 장점이 있다”며 점자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도서관이 보유한 점자도서 대부분은 직접 제작된 것이다. 점자도서 1권당 가격이 2만8000원에서 3만원 정도로 고가인 데다, 약 250페이지의 일반도서를 점자화하면 점자도서 3권이 제작되며 비용이 5~6배 이상 들기 때문이다.
점자도서를 제작하는 데는 대략 3개월이 소요된다. 먼저 자원봉사자가 책을 타이핑하고 점자 입력 규칙에 따라 편집한다. 다음으로 점역교정사가 글자를 모두 점자로 고치는 ‘점역’과 맞춤법 등을 검수하는 ‘교정’ 작업을 진행한다.
이 과정을 거친 점역본은 제단 및 제본 과정을 거쳐 출력된다. 이후 시각장애인들이 검수 작업을 진행하고 이상이 없는 점자도서는 서가에 놓인다.
점자도서관의 인기 책은 일반 도서관과 큰 차이가 없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찾는 이가 늘면서 도서관은 최근 한강 작가의 책을 모두 구입해 점자책과 소리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서관은 점자도서와 소리도서 제작 기간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도서 제작도 계획 중이다.
고명권 제주점자도서관 팀장은 “도서 제작 전문 인력 부족으로 도서 제작이 오랜 시간이 걸려 내년부터 AI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장애인도서관으로서 전문적인 영역을 넓혀 시각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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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점자도서관에서 26년째 점자책 검수 작업을 하는 시각장애인 송영기(78)씨는 점자책의 장점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 내에 위치한 제주점자도서관은 2004년 8월 문을 열었다. 도서관은 점자자료 지원과 점자도서, 소리도서, 점자녹음정기간행물 등 다양한 시각장애인 대체도서를 제공하고 있다.
도서관의 보유 장서는 총 1만4801권으로 점자도서 6404권, 일반도서 5560권, 소리도서 1074권, 전자도서 367권, 확대도서 252권, 기타도서 1144권 등이다. 일평균 15~20명의 이용자가 방문해 연간 약 3000권의 도서가 대출되고 있다. 도서관은 점자 숙련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을 고려해 대출 기한이 따로 정해두지 않는다.
일주일에 4번 이상 도서관을 방문한다는 강춘심(77)씨는 “책 한 권을 읽는데 15일 정도가 걸리는데, 집에 가져가서 읽으면 일주일이면 다 읽는다. 소리책은 대충 듣고 마는데 점자책은 꼼꼼하게 읽을 수 있어서 완독은 느려도 장점이 있다”며 점자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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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방문한 제주점자도서관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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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점자도서관의 책장. 다양한 점자도서들이 서가에 꽂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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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도서를 만드는 녹음실. |
점자도서를 제작하는 데는 대략 3개월이 소요된다. 먼저 자원봉사자가 책을 타이핑하고 점자 입력 규칙에 따라 편집한다. 다음으로 점역교정사가 글자를 모두 점자로 고치는 ‘점역’과 맞춤법 등을 검수하는 ‘교정’ 작업을 진행한다.
이 과정을 거친 점역본은 제단 및 제본 과정을 거쳐 출력된다. 이후 시각장애인들이 검수 작업을 진행하고 이상이 없는 점자도서는 서가에 놓인다.
점자도서관의 인기 책은 일반 도서관과 큰 차이가 없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찾는 이가 늘면서 도서관은 최근 한강 작가의 책을 모두 구입해 점자책과 소리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서관은 점자도서와 소리도서 제작 기간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도서 제작도 계획 중이다.
고명권 제주점자도서관 팀장은 “도서 제작 전문 인력 부족으로 도서 제작이 오랜 시간이 걸려 내년부터 AI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장애인도서관으로서 전문적인 영역을 넓혀 시각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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