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38인의 친필편지… 글자마다 '그리운 안부'
입력 : 2025. 11. 20(목) 20:06수정 : 2025. 11. 20(목) 20:06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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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의 『그간 격조했습니다』

[한라일보] 원로 이동순 시인이 지난 50여 년간 동시대를 살아온 동료 시인·작가와 특별히 인연을 맺은 지인 등 38인과 주고받은 친필 편지를 꺼냈다. 김광균·김규동·박용래·김춘수·김지하·황석영·김성동·송기원·백난청·이시영·정호승·안도현·도종환 등 근현대 한국 문단을 이끈 문학인들과 나눈 편지들이다. 이들의 편지를 다시 꺼내 읽게된 건, '그리운 안부' 때문이었다.
"그 시절의 느긋함과 따뜻한 정서"가 담긴 이들의 편지를 "함께 나누고 싶었다"는 이동순 시인이 이들의 손글씨 편지와 함께 문학적 단상을 엮어 산문집 '그간 격조했습니다'로 펴냈다. 책에 실린 편지 64점에는 한국 문단의 풍경과 깊은 서정이 담겨있다. 글은 '시와 혁명의 서곡', '유폐된 언어의 저항', '일상의 서정', '기억, 헌사, 응답' 등 총 4부로 나눠 실었다.
"교과서에서나 대하던 원로 시인의 친필 편지를 직접 받는 감격을 나는 누렸다." 열세살 나이에 등단해 '설야', '와사등', '기항지', '황혼가' 등 모더니즘 시집을 펴낸 김광균(1914~1993) 시인의 편지를 받은 일은 저자에게 특별한 순간이었다. 저자가 편자로 참여한 '백석 시전집(1987)'이 발간되자 김광균 시인이 평소 존경하던 백석(1912~1996) 시인의 전집을 내준 데에 대해 '우두'라는 그의 아호가 적힌 편지지에 쓴 서너통의 편지를 통해 저자에게 고마움과 격려를 전했다고 한다.
"백석은 애인에게 '자야'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 자야는 중국 당나라 때 변방으로 수자리 살러 간 낭군을 기다리는 아낙네의 이름이다. 그 자야는 기어이 낭군을 만나지 못한다. 낭군이 어느 전투에서 전사했기 때문이다. 백석 시인은 이런 이별의 슬픈 운명을 진작 예감했던가. 생각할수록 애절한 느낌의 이름이다."
백석 시인의 연인이었던 자야 여사도 '백석 시전집'으로 인연을 이어갔다. 자야 여사는 옛 연인 백석 시인과의 추억이 생각날 때마다 이를 편지에 담아 저자에게 보내곤 했다. 세로쓰기로 쓴 달필, 실타래처럼 연결형으로 길게 이어진 문장으로 된 편지를 받을때 마다 저자는 곧바로 컴퓨터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이야기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재배열하고 다듬어 내놓은 책이 '내 사랑 백석(1996)'이다.
저자는 "우리가 옛 편지를 다시 꺼내 읽는 이유는 그 안에 잊히지 않은 감정과 말들이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과 눈물, 그리움과 설렘이 가득한 그 시절의 편지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위로하고 다독인다"며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지만 아직 쓰지 못한 말이 있다면 이 책의 어느 한 대목이 그 시작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창비.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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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나 대하던 원로 시인의 친필 편지를 직접 받는 감격을 나는 누렸다." 열세살 나이에 등단해 '설야', '와사등', '기항지', '황혼가' 등 모더니즘 시집을 펴낸 김광균(1914~1993) 시인의 편지를 받은 일은 저자에게 특별한 순간이었다. 저자가 편자로 참여한 '백석 시전집(1987)'이 발간되자 김광균 시인이 평소 존경하던 백석(1912~1996) 시인의 전집을 내준 데에 대해 '우두'라는 그의 아호가 적힌 편지지에 쓴 서너통의 편지를 통해 저자에게 고마움과 격려를 전했다고 한다.
"백석은 애인에게 '자야'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 자야는 중국 당나라 때 변방으로 수자리 살러 간 낭군을 기다리는 아낙네의 이름이다. 그 자야는 기어이 낭군을 만나지 못한다. 낭군이 어느 전투에서 전사했기 때문이다. 백석 시인은 이런 이별의 슬픈 운명을 진작 예감했던가. 생각할수록 애절한 느낌의 이름이다."
백석 시인의 연인이었던 자야 여사도 '백석 시전집'으로 인연을 이어갔다. 자야 여사는 옛 연인 백석 시인과의 추억이 생각날 때마다 이를 편지에 담아 저자에게 보내곤 했다. 세로쓰기로 쓴 달필, 실타래처럼 연결형으로 길게 이어진 문장으로 된 편지를 받을때 마다 저자는 곧바로 컴퓨터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이야기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재배열하고 다듬어 내놓은 책이 '내 사랑 백석(1996)'이다.
저자는 "우리가 옛 편지를 다시 꺼내 읽는 이유는 그 안에 잊히지 않은 감정과 말들이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과 눈물, 그리움과 설렘이 가득한 그 시절의 편지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위로하고 다독인다"며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지만 아직 쓰지 못한 말이 있다면 이 책의 어느 한 대목이 그 시작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창비.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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