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혜성의 현장시선] 제주 돌담은 제주 기업과 닮은 꼴
입력 : 2025. 12. 05(금) 00:00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가가

[한라일보] 제주의 겨울바람은 유난히 차갑고 매섭다. 그러나 밭을 따라 길게 이어진 현무암 돌담은 거센 바람에도 끄떡없다. 접착제 하나 없이 쌓아 올린 돌담이 쓰러지지 않는 것은 돌마다 숭숭 뚫린 바람구멍 때문이다. 제주에서 시멘트나 벽돌로 담을 쌓으면 강풍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지만, 돌담은 돌 사이에 바람길이 있어 흔들릴지언정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바람을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이는 돌담의 지혜는 제주 산업 현장에서도 발견된다. 지역 기업들이 척박한 환경에서도 도전과 헌신으로 인공지능(AI)과 친환경 기술이라는 변화의 바람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단단한 생존력을 키우고 있다.
제주 산업이 1차 산업과 단순 서비스업 중심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건축물의 복잡한 설계 도면을 AI가 정밀 검토하고,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 솔루션이 대신한다. 기상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워케이션' 코스를 제안하고, 수명을 다 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장치로 재탄생시키는 등 제주의 산업이 혁신 기술을 만나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혁신 기술이 시장이라는 넓은 바다로 나아가려면 든든한 디딤돌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맡고 있는 곳이 바로 조달청이다.
올해 제주지방조달청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소통의 장을 열었다. 최근에는 혁신 제품으로 지정된 10개 기업을 초청해 위치정보시스템, 스마트온실, 해상부유구조물 등 혁신 기술을 공유하고 규제 개선과 공공조달 진입 지원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아울러, 수요기관과 기업이 만나 기술 활용을 논의하는 '공공조달 파트너십 데이' 역시 판로 개척에 기여하고 있다. 단순 제품 소개를 넘어 현장에서의 활용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은 돌담의 바람구멍처럼 조달기업에게 새로운 숨구멍을 제공한다.
조달청은 공공조달을 통한 혁신성장 뒷받침을 목표로 혁신조달강화, 조달시스템 인프라 강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AI·기후테크·로봇 등 미래산업 분야 중심의 혁신 제품 공공구매 규모를 현재 1조원에서 2030년까지 3조원으로 확대하고, 혁신 제품 발굴을 5000개까지 확대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혁신 성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는 제주도 내 기업들이 도전할 무대 자체가 넓어짐을 의미한다.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공공 AX(AI Transformation)'는 정부가 먼저 AI 적용 제품·서비스를 구매해 초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이다. 행정 전반에 AI를 도입하는 흐름은 제주 기업이 기술력을 검증받고 더 큰 시장으로 도약할 기회가 될 것이다.
돌담이 틈새로 거친 바람을 이겨내듯, 내년에는 과감한 규제 완화와 조달개혁을 통한 변화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달기업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지방조달청도 새해에는 중소·벤처·창업기업의 성장을 위해 현장소통과 간담회를 확대해 민생의 목소리를 듣고 해결하는 혁신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방혜성 제주지방조달청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제주 산업이 1차 산업과 단순 서비스업 중심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건축물의 복잡한 설계 도면을 AI가 정밀 검토하고,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 솔루션이 대신한다. 기상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워케이션' 코스를 제안하고, 수명을 다 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장치로 재탄생시키는 등 제주의 산업이 혁신 기술을 만나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혁신 기술이 시장이라는 넓은 바다로 나아가려면 든든한 디딤돌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맡고 있는 곳이 바로 조달청이다.
올해 제주지방조달청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소통의 장을 열었다. 최근에는 혁신 제품으로 지정된 10개 기업을 초청해 위치정보시스템, 스마트온실, 해상부유구조물 등 혁신 기술을 공유하고 규제 개선과 공공조달 진입 지원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아울러, 수요기관과 기업이 만나 기술 활용을 논의하는 '공공조달 파트너십 데이' 역시 판로 개척에 기여하고 있다. 단순 제품 소개를 넘어 현장에서의 활용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은 돌담의 바람구멍처럼 조달기업에게 새로운 숨구멍을 제공한다.
조달청은 공공조달을 통한 혁신성장 뒷받침을 목표로 혁신조달강화, 조달시스템 인프라 강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AI·기후테크·로봇 등 미래산업 분야 중심의 혁신 제품 공공구매 규모를 현재 1조원에서 2030년까지 3조원으로 확대하고, 혁신 제품 발굴을 5000개까지 확대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혁신 성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는 제주도 내 기업들이 도전할 무대 자체가 넓어짐을 의미한다.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공공 AX(AI Transformation)'는 정부가 먼저 AI 적용 제품·서비스를 구매해 초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이다. 행정 전반에 AI를 도입하는 흐름은 제주 기업이 기술력을 검증받고 더 큰 시장으로 도약할 기회가 될 것이다.
돌담이 틈새로 거친 바람을 이겨내듯, 내년에는 과감한 규제 완화와 조달개혁을 통한 변화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달기업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지방조달청도 새해에는 중소·벤처·창업기업의 성장을 위해 현장소통과 간담회를 확대해 민생의 목소리를 듣고 해결하는 혁신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방혜성 제주지방조달청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