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의 한라시론] 초고령사회, 노인인구 20%의 의미
입력 : 2025. 12. 04(목) 00:00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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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우리나라는 2024년 12월 23일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20%를 넘어서며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자료에 의하면 2025년 11월 말 기준으로 제주 역시 노인인구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지난해 사회복지계 원로 학자인 최성재 교수는 유엔(UN)에는 노인인구 비율로 고령사회를 구분하는 공식 기준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노인인구 20%를 초고령사회로 분류하는 기준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노인인구 20% 초고령사회 진입은 어떤 의미일까? 흔히 초고령사회라고 했을 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키워드는 건강보험 재정부담, 연금고갈, 세대갈등 등의 부정적인 이슈들이다.
이 때문에 고령사회라는 말을 들으면 '큰일 났다'는 걱정과 함께 '부담'과 '위기'라는 이미지가 연상된다. 그러나 고령사회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이는 다소 과장된 듯하다.
무엇보다도 오늘날 노인의 삶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우리 주변을 보면 70세, 80세를 넘어서도 사회 여러 분야에서 주역으로서 활발히 활동하는 어르신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건강수명이 증가하면서 65세 이상이라도 독립적, 자립적, 열정적으로 본인들의 삶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사는 분들이 많다. 이처럼 활동성과 역량이 충분한 어르신들이 많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노인을 사회적 부담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20퍼센트=위기'라는 부정적 프레임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노인인구 20%라는 기준은 노인 세대를 사회적 비용의 원인으로 바라보게 만들고, 고령화 논의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이끌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노인인구 20%를 먼저 넘은 일본, 북유럽 등의 국가들을 보면 고령사회가 위기인지 기회인지는 그 사회의 준비 수준과 제도적 대응 역량에 달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수경제, 실버관광, Age-Tech, 대학 연계 은퇴자공동체(UBRC) 등 고령화가 새로운 산업과 기회를 창출하는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20%라는 기준에서 벗어나, 고령사회를 어떻게 재해석하고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한 때다.
노인인구 20%라는 수치는 여러 정책의 중요도를 판단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의 참고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인구 비중에 관심을 두기보다 앞으로 어떤 사회로 전환할 것인가에 시선을 돌려야 할 것이다. 노인인구 20%는 위험선이 아닌, 사회가 변화해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에 가깝다.
제주가 이 신호를 보고 앞으로 어떤 사회를 만들어 갈지가 중요한 과제다. 2025년 한 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제주, 새롭게 맞이하는 2026년에는 변화하는 인구구조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회구조의 변화가 이루어지길 희망해 본다. <김재희 제주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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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고령사회라는 말을 들으면 '큰일 났다'는 걱정과 함께 '부담'과 '위기'라는 이미지가 연상된다. 그러나 고령사회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이는 다소 과장된 듯하다.
무엇보다도 오늘날 노인의 삶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우리 주변을 보면 70세, 80세를 넘어서도 사회 여러 분야에서 주역으로서 활발히 활동하는 어르신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건강수명이 증가하면서 65세 이상이라도 독립적, 자립적, 열정적으로 본인들의 삶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사는 분들이 많다. 이처럼 활동성과 역량이 충분한 어르신들이 많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노인을 사회적 부담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20퍼센트=위기'라는 부정적 프레임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노인인구 20%라는 기준은 노인 세대를 사회적 비용의 원인으로 바라보게 만들고, 고령화 논의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이끌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노인인구 20%를 먼저 넘은 일본, 북유럽 등의 국가들을 보면 고령사회가 위기인지 기회인지는 그 사회의 준비 수준과 제도적 대응 역량에 달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수경제, 실버관광, Age-Tech, 대학 연계 은퇴자공동체(UBRC) 등 고령화가 새로운 산업과 기회를 창출하는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20%라는 기준에서 벗어나, 고령사회를 어떻게 재해석하고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한 때다.
노인인구 20%라는 수치는 여러 정책의 중요도를 판단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의 참고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인구 비중에 관심을 두기보다 앞으로 어떤 사회로 전환할 것인가에 시선을 돌려야 할 것이다. 노인인구 20%는 위험선이 아닌, 사회가 변화해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에 가깝다.
제주가 이 신호를 보고 앞으로 어떤 사회를 만들어 갈지가 중요한 과제다. 2025년 한 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제주, 새롭게 맞이하는 2026년에는 변화하는 인구구조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회구조의 변화가 이루어지길 희망해 본다. <김재희 제주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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