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운동의 역사"… 제주 문무병 시인 별세
입력 : 2025. 11. 20(목) 11:39수정 : 2025. 11. 20(목) 11:49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향년 75세… 민속학자이면서 시인
굿과 4·3 등 평생 제주 역사·문화 연구
문무병 시인
[한라일보] 제주 문무병 시인이 1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20일 제주민예총에 따르면 1950년 제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평생을 제주의 문화와 역사를 기록하고 지키는 일에 헌신해온 민속학자이자 시인, 제주문화운동의 선구자였다.

고인은 1990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하고 1993년 제주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어교사와 제주교육박물관 연구사로 재직하면서도 제주 굿판을 40년 넘게 누비며 제주 신화의 원형을 찾는 작업을 이어왔다.

저서로는 '엉겅퀴꽃'(1999), '날랑 죽건 닥밭에 묻엉'(2000) '11월엔 그냥 젖고 싶어'(2013) 등 세 편의 시집을 비롯해 '제주의 무속신화'(1999), '제주도 큰굿 자료집'(2001), '제주의 민속극'(2003), '바람의 축제, 칠머리당 영등굿'(2004), '제주도 본향당 신앙과 본풀이'(2008), '설문대할망 손가락'(2017), '두 하늘 이야기'(2017) 등을 펴냈다.

고인은 1994년 제주민예총 출범 당시 초대 회장을 맡아 제주문화예술운동의 기틀을 마련했고, 명맥이 끊어졌던 탐라국 입춘굿 복원에도 큰 역할을 했다. 제주4·3연구소 이사장과 소장을 역임했고 증언집 '이제사 말햄수다' 등의 증언 채록 작업에 참여해 4·3 진상규명 운동에 힘써왔다. 제주신화연구소 소장,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 민족미학연구소 이사 등을 맡았다.

제주민예총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했던 문무병 시인은 현장을 떠나지 않는 연구자였고 제주문화의 가치를 몸으로 증명한 실천가였다. 제주 굿판에서 만난 신화들을 글로 옮기고 사라져가는 전통을 복원하며, 역사의 진실을 기록하는 일에 평생을 쏟아부었다"며 "고인이 걸어온 길은 제주문화운동의 역사 그 자체였다. 그가 남긴 연구 성과와 문화유산은 앞으로도 제주를 이해하는 중요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자녀 2명이 있다. 빈소는 21일 부민장례식장에 마련되며 발인은 22일 민족예술인장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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